<사실관계>

평소 도박을 즐겨 하는 지인이 당장 현금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도박 자금을 빌려달라고 하였습니다. 도박으로 돈을 몇 배 불려서 돌려주겠다고 하는 말에 유혹을 참지 못하고 돈을 빌려주었습니다.

그런데 지인은 돈을 빌릴 당시에 이미 빈털터리 신세였고, 제 돈도 도박으로 모두 날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. 제가 빌려준 돈을 돌려달라고 하자, 도박 자금은 불법원인급여라서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하며 적반하장으로 나오고 있습니다.

정말, 돈을 돌려받을 수 없는 건가요?

<법적판단>

도박 자금, 통화위조자금, 뇌물자금 등으로 돈을 빌려주는 경우에는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므로 민사상 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는 없습니다. 그러나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. 기망을 통하여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 재물을 제공하도록 한 경우에는, 형법상 사기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.

불법원인급여라고 하더라도, 차용 당시 갚을 의사 또는 능력이 없었다는 등의 사정이 인정된다면, 사기로 고소할 수 있습니다. 따라서 사기죄로 고소 후 상대방을 압박하여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.

이런 경우 본인도 도박방조죄 등으로 처벌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고소를 주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. 그러나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의 고소 내용을 기반으로 별도 입건하지는 않으며, 변호인의 조력을 통해 고소장을 잘 작성하고 수사기관에 적절히 대응한다면, 본인이 처벌받는 일은 없습니다.